R package build

nonparaeff 패키지를 처음 작성했던 게 아마 포닥을 하고 있을 때였던 것 같다.
혼자 쓰다가 CRAN에 업로드를 하고자 매뉴얼도 작성해서 Kurt에게 메일로 submission을 하면 Kurt가 CRAN으로 업로드를 하는 시스템이었는데, 이제는 자동 submission 시스템으로 바뀌어서 무척 편해졌다.
DEA 책을 쓰면서 자잘한 함수들을 몇개 더 만들고, 버그도 수정해 가면서 2013년에 0.5.8 버전을 만들고 그 이후는 귀찮아서 업데이트를 하지 않았다.

그 동안에 Kurt가 패키지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메일을 자꾸 보내왔다.
NAMESPACE를 작성해서 패키지를 수정하라는 것이었는데, NAMESPACE가 뭔지를 모르니 무시를 하곤 했다.
내가 패키지를 만들던 시절에는 매뉴얼에 NAMESPACE에 대한 내용이 없었거나 내가 귀찮아서 안 읽었거나, 둘 중의 하나인데.. 아무튼 NAMESPACE에 대해서 시간을 내서 공부하기가 싫었다.

저번주에는 Kurt에게서 최후 통첩이 날아왔다. Compind 패키지와 의존성 문제가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NAMESPACE를 작성하지 않으면 패키지를 CRAN에서 내리겠다는 내용이었다. 내 nonparaeff에 의존하는 패키지가 있다는게 살짝 기쁘기도 했지만, 어쨋든 매뉴얼을 새로 읽고 뭔가를 고쳐야 한다는 압박감과 귀찮음이 동시에 밀려오기도 했다.

할 수 없이 저번주부터 다시 R Packages라는 책을 띄엄띄엄 읽어가면서 고칠 부분을 조금씩 손을 봤다. Writing R Extensions 매뉴얼보다 더 친절하게 쓰여 있어서 읽기가 무척 수월하기도 했고, 무엇보다 이런 유용한 정보를 Wikibooks로 뿌려서 저자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.


R 버전이 올라가면서 DESCRIPTION 파일의 i) Depends 항목을 될 수 있으면 쓰지 말아야 하며 Imports와 Suggests 항목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, ii) NAMESPACE 파일에서 다른 패키지에서 꼭 필요한 함수들만 불러오는 방식으로 정책이 바뀌었다는 것을 드디어 알아냈다.

DESCRIPTION 파일에서 Authors@R 항목이 신설되었고 Author와 Maintainer 항목은 쓰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, 실상 Author와 Maintainer 항목을 쓰지 않으면 에러가 발생했다.
Authors@R 항목으로 쓰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이 Author와 Maintainer 항목을 구분해서 작성했다.
예전에는 Author에 한명만 기록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, 이제는 여러명을 comma로 구분해서 쉽게 넣을 수 있게 되었다.

중간에 한글로 커멘트를 달아놓은 ar.dual.dea()함수는 뭔가 더 작업을 해야 할 것 같은데, 그 작업을 하기 귀찮아서 아예 패키지에서 삭제해버렸다.

CRAN에 submission을 하면 NOTE들을 해결하라고 몇번 빠꾸를 먹다가, 어제는 제대로 submission을 한 것 같아서 Francesco Vidoli에게 제대로 submission을 했다는 메일을 보내고 퇴근을 했다.
그러나 운전 중에 reverse dependency 문제가 발생했다는 메일을 받았다.
이런 것까지 내가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을까 짜증이 밀려왔지만, reverse dependency 문제를 보고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패키지 작성자들이 제대로 패키지를 작성하게 된다는 결론에 이르러서 얼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마음을 또 먹었다.


Compind 패키지의 NAMESPACE 파일을 살펴보니, ar.dual.dea() 함수를 사용하고 있어서 reverse dependency 문제가 발생한 것이었다. "소스코드를 다 뜯어볼 필요없이 NAMESPACE 파일만 보면 여러 문제가 해결되네. 이래서 NAMESPACE 파일이 필요한 거구나"라고 혼잣말을 하면서 R 개발자들에게 찬사를 보냈다. "역시 똑똑한 사람들은 설계를 잘 해"

집에서는 컴퓨터를 켜기가 싫어서 Vidoli에게 '내일 출근을 해서 롤백하겠다'고 메일을 보냈지만, 이 아저씨는 냉큼 ar.dual.dea()함수를 사용하지 않게끔 Compind 패키지를 재작성해서 submission을 한 것 같다.

오늘 출근을 하고 ar.dual.dea() 함수를 다시 집어넣고, DESCRIPTION 파일과 NAMESPACE 파일들을 손보고 다시 submission을 했다.

이번에는 에러가 발생하지 말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작성하고 있다.